사우디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스마트 도시 ‘네옴시티’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화두다. 네옴시티는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재생에너지 등 기술력의 총집결이 필요한 대대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네옴시티 전체를 건설하는 비용만 1조달러(약 127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네옴시티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뉴빌리티’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국내 자율주행 로봇 업체 중 가장 많은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자율주행 로봇을 만들고 있다.
강기혁 뉴빌리티 부대표는 테크M과 인터뷰에서 “뉴빌리티는 고객 서비스를 가장 잘하는 딥테크(선행기술) 기업”이라며 “하드웨어(로봇)와 소프트웨어(플랫폼)를 모두 내재화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 등 고객 접점도 넓히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선순환으로 작용, 자율주행 고도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를 가장 잘하는 테크 기업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 ‘뉴비’ ▲로봇 서비스(RaaS) 통합 플랫폼 ‘뉴비고’ ▲로봇배달 전용 플랫폼 ‘뉴비오더’ 등을 개발했다. 강 부대표는 “기술은 기본, 서비스는 목표”라며 “뉴빌리티를 통하면 자율주행 로봇을 운행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직접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의 강점은 운용 경험과 가격 경쟁력이다. 국내 자율주행 로봇 업체 중 가장 많은 주행 데이터를 쌓은 덕분에 소프트웨어가 매일 개선되고 있다. 강 부대표는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해 숱한 주행 테스트를 거쳐 데이터를 쌓았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기술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값비싼 라이다 센서 대신 카메라를 사용해 경쟁사보다 2~4배 저렴한 로봇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해 대상 물체에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거리를 측정, 앞차나 위험을 감지한다. 라이다 가격은 최소 4000만원에서 1억원 선으로 비싸게 형성돼있다.
자율주행 성능 개선의 핵심키는 AI와 데이터로 평가된다. 뉴빌리티는 이 지점을 자신했다. 강 부대표는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성능 지속 개선을 위한 머신러닝 운영(MLOps) 파이프라인을 갖췄다”고 언급했다. 장애물 인식 및 회피 주행, 운행 도로 환경 및 주행 가능 영역 식별 등도 AI로 해결한다.
그러면서 “도심, 골목, 골프장, 리조트, 캠퍼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메라 기반 측위 성능과 센서 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라며 “딥러닝 기반 객체 인식과 3차원(3D) 인지 기술, 판단 제어 기술 등을 자체 개발했다. 내부 연구개발(R&D) 인력이 전체 60%”라고 강조했다.
“배달료 단돈 1000원” B2B2C 사업확장
뉴비는 국내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인 뉴비는 2021년 인천에서 편의점 등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웰스토리와 업계 최초로 골프장 식음료 배달에 로봇을 활용하기도 했다. SK텔레콤·SK쉴더스와 함께 덕성여대에 순찰 로봇을 도입했다. 또 KT에 공급한 뉴비는 캠핑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강 부대표는 “국내 공급된 로봇은 약 60여대”라며 “캠핑장, 골프장, 캠퍼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약 중”이라고 했다.
로봇 관리 또한 플랫폼을 통해 ‘원스톱’으로 이뤄낸다. 뉴비고는 ▲주문 접수·처리 ▲배차·경로 관리 ▲모니터링·제어 ▲고객 인증 등 배송의 시작부터 고객에게 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강 부대표는 “뉴비고는 파트너사의 사업화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로봇은 원격으로 늘상 모니터링 해줘야 하는데, 뉴비고는 ‘알림’을 통해 문제를 알리고, 빠른 해결을 돕는다”라며 “뉴비고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파트너사(고객)의 목소리를 접수, 이를 반영해 실제 기능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배달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뉴비오더’를 개발했다. 이는 건국대학교 인근에서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배달료는 단돈 1000원이다.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주문을 더할 필요도 없다. 커피 한 잔만 주문해도 배달해준다.
뉴빌리티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뉴빌리티는 최근 사우디 네옴시티의 미래형 친환경 복합 산업 단지 옥사곤과 영국 슈퍼카 제조사 맥라렌이 주관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네옴시티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강 부대표는 “올해는 국내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고 내년부터 해외 확장에 나설 것이다. 중동, 유럽, 미국 등에서 파트너사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 기사 원문 :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111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