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니 매 순간이 위기였습니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과 절실함이 오늘의 뉴빌리티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스타트업 뉴빌리티의 이상민 대표는 창업 이후 어렵지 않던 때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탄탄대로만 걷고 있는 스타트업 수장에게 기대했던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 답변이 돌아와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뉴빌리티는 업력 7년 차인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이자, 삼성·롯데·SK텔레콤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총 누적 투자 금액 300억원을 돌파한 ‘꽤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다. 삼성·SKT·KT·세븐일레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순방에도 합류해 사우디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서 로봇 배달 실증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뉴빌리티가 성장한 것은 맞지만, 체급이 커진 만큼 갖춰야 할 것들도 늘었다. 구성원 수가 늘었고, 제품 품질이나 사후관리 서비스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 외형적으로 커 보여도 언제든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일한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도 ‘위기’로 규정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대표는 1997년생, 올해 27살인 MZ세대다. 젊은 리더답게 소통과 유연함을 필두로 산업계 자율주행 로봇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천문우주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학부 시절 뉴빌리티를 창업했으며, 2021년에는 포브스(Forbes)지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영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LG전자 자문위원을 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엔 뚜렷한 목표 없이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이 재미있어서 친구 둘과 함께 의기투합해 창업했다”며 “사업 아이템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발견해 로봇 개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빌리티의 핵심사업인 자율주행 로봇 분야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시장조사업체인 럭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로봇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약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위기를 넘길 수 있던 원동력으로 치열함과 함께 유연한 소통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로봇 사업은 새롭게 등장한 산업으로 저희가 생각한 편한 서비스 시나리오와 소비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늘 현장에 직접 가서 소비자 목소리를 듣고, 이를 빠르고 유연하게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경우 회사 측은 로봇의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게 설계했으나, 소비자들은 직접 여는 쪽을 선호해 변경됐다.
자신은 MZ세대지만 뉴빌리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들이 함께 하고 있는 만큼 소통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조직이 커질수록 최대한 자주 소통하면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동행한 성과도 전했다. 그는 “이달 중 ‘네옴시티’에서 파일럿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내년 본격적인 배달 로봇 서비스 도입도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뉴빌리티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 뇌’를 잘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 운영중인 자율주행 배달 로봇 사업 이외에 산업용 어플리케이션이나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